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이른바 ‘재벌 착취’ 발언과 관련해 공개 사과했다. 과거 자신의 표현이 과도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이면서도, 대기업의 경제적 역할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 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앞서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 정책감사 과정에서 나온 자신의 답변을 언급하며 “답변 때문에 원만한 회의 진행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란은 주 위원장이 교수 시절 했던 과거 발언에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은 재벌과 대기업집단”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는 해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표현이 수사적이고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야당 의원들은 해당 발언이 대기업과 재벌을 일방적으로 부정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국정감사 진행 과정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대기업 성장 기여 부정한 취지 아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종합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벌과 대기업집단에 대한 자신의 발언이 한국 경제 성장 과정에서 대기업이 해온 역할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집단 내부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제력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과거 자신의 표현과 정책적 문제의식을 구분해 설명한 셈이다.
기업을 ‘공적 기업’이라고 표현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설명을 내놨다.
주 위원장은 다수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을 공적 기업이라고 표현한 것은 다수 주주의 권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밝혔다.
특정 기업의 소유권이나 기업 활동 자체를 공공영역으로 보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주주권 보호와 기업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역할도 재차 강조
주 위원장은 시장경제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의 역할은 기업이 공정한 시장 경쟁질서를 지키는 가운데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있다는 점을 항상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과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나온 발언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이뤄졌다.
주 위원장은 문제의식을 철회하기보다는 과도했던 표현에 대해 사과하면서, 대기업의 경제적 역할을 인정하는 동시에 지배구조와 경제력 집중 문제는 개선해야 한다는 기존 정책 방향을 다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 규제와 공정 경쟁 질서 확립을 담당하는 정부기관인 만큼 위원장의 기업관과 시장관은 정책 방향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향후 공정위가 기업 규제와 시장 자율성 사이에서 어떤 정책적 균형을 보여줄지에도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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