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5년간 5대 은행에서 대출을 취급하거나 만기를 연장한 뒤 6개월 안에 발생한 금융사고가 13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KB국민은행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출 심사와 내부통제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출 또는 만기연장 후 6개월 이내 발생한 금융사고는 모두 134건이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24건으로 전체의 92.5%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5건, 신한은행은 4건, 우리은행은 1건이었으며 농협은행은 관련 사례가 없었다.
사고와 관련된 대출금액은 총 449억2500만원이었다. 국민은행이 406억3800만원으로 가장 컸고 하나은행 24억8600만원, 신한은행 14억6700만원, 우리은행 3억3400만원 순이었다.
기업대출 사고 89건…만기연장 사례도 집중
대출 유형별로는 기업대출 관련 사고가 8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신규 대출이 63건, 기존 대출 만기연장이 26건이었다.
개인대출 관련 사고는 45건으로 집계됐다.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이 33건을 차지했다.
대출 취급이나 만기연장 이후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걸린 기간도 비교적 짧았다.
1개월 이내 발생한 사례는 12건, 1개월 초과 3개월 이내는 54건, 3개월 초과 6개월 이내는 68건이었다. 전체 사고 가운데 66건, 49.3%가 3개월 안에 발생했다.
특히 기업대출 만기연장 관련 사고 26건은 모두 국민은행 사례였다. 이 중 19건은 만기연장 이후 3개월 안에 발생했고, 1개월 이내 사고도 3건 포함됐다.
의원실은 기존 거래 이력과 상환 상황을 이미 파악할 수 있는 만기연장 과정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위험요인 심사가 충분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이 제출한 사고 사례에는 직원이 소득증빙서류 조작에 직접 가담하거나 허위계약 사실을 알고도 대출을 취급한 내용도 포함됐다.
소득서류가 위·변조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대출을 심사하거나 직원이 직접 관련 서류를 변조한 사례가 있었고, 장기간 미분양 상태였던 상가의 할인분양 사실을 알고도 허위 분양계약서를 근거로 대출을 실행한 사례도 확인됐다.
국민은행 “서류 진위 확인 강화”
국민은행은 재발 방지 대책으로 공공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소득서류 자동 수집과 서류 진위 확인 강화, 기업여신 실행 전 사전점검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의원실은 이 같은 대책이 직원의 고의적인 서류 조작이나 허위계약 묵인을 직접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여러 영업점에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확인된 만큼 개별 직원에 대한 징계나 서류 확인 절차 보완을 넘어 대출 실적 관리와 심사·승인 구조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직원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서류 조작에 가담하거나 허위계약을 알고도 대출을 취급했다면 단순한 시스템 보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리한 대출을 유도하는 실적평가나 보상 관행이 있었는지, 심사와 내부통제 절차가 왜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는지까지 확인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자료는 금융사고가 대출 실행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나타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특정 은행에 사고가 집중됐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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