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택시장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존 주택 매매계약은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주택 착공과 건축 허가도 함께 줄면서 주택시장 전반의 냉각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9월 기존 주택 매매계약지수는 66.0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7.3%, 전년 동기보다 11.3% 하락한 수치로 2001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존 주택 매매계약지수는 실제 거래가 완료되기 전 계약이 체결된 주택의 매매 활동을 보여주는 지표다. 향후 주택 거래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만큼 이번 하락은 미국 주택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남부는 전월보다 8.2%, 서부는 9.2% 감소했다. 남부는 미국에서 주택 거래가 활발한 지역으로 꼽히고, 서부는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하락 폭이 주목된다.
30년 고정금리 7.6%까지 상승
주택시장 위축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급등한 모기지 금리가 꼽힌다.
미국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9월 초 평균 6.8% 수준에서 월말 7.6%까지 상승했다.
집값이 높은 상황에서 대출금리까지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월 상환 부담이 크게 늘었고, 주택 구매를 미루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NAR 측도 고용 증가와 소득 상승이 주택 구매 여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실제 주택 구입 능력은 모기지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주택 수요 감소는 건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9월 주택 착공 건수는 연율 환산 기준 85만9000건으로 전월보다 4.56% 감소했다. 이는 2025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향후 건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건축 허가 건수 역시 전월보다 4% 줄었다.
건설업체 심리도 14년 만에 최저
주택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10월 주택건설업체 심리지수는 29로 떨어졌다. 이는 14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현재 판매 여건뿐 아니라 향후 판매 전망과 잠재 구매자 방문 관련 지표도 모두 하락했다.
주택건설업체들은 기존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런 전략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금리 여파가 장기화되면 신규 주택 착공 부진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고, 미국 경제 성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높은 모기지 금리에 건설비 상승과 소비심리 약화까지 겹치면서 주택 구매를 미루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주택시장은 거래 감소와 신규 공급 위축, 건설업체 심리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다.
향후 반등 여부는 모기지 금리가 얼마나 빠르게 안정되는지에 달려 있다.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기존 주택 거래와 신규 주택 공급 모두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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