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이 2026년 3분기 글로벌 금융시장을 겨냥한 자산배분 전략을 공개했다. 인공지능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했지만, 일부 기술주와 특정 산업에 투자금이 집중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경고했다.
이에 따라 AI 인프라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 기조는 유지하되, 반도체 내부에서도 투자 대상을 넓히고 금융과 원자재, 건설 등 간접 수혜 업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채권 부문에서는 글로벌 분산투자를 유지하면서 국내 금리 상승 위험에 대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3분기 MVP 포트폴리오 보고서’를 발간했다. MVP 보고서는 미래에셋생명 변액운용팀이 금융시장 전망과 자산별 투자전략을 분석해 분기마다 제공하는 운용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특정 자산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산업의 확장 속도가 빠른 만큼 관련 기업의 실적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시장 쏠림 현상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래에셋생명은 AI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분야로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를 제시했다.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모델을 운영하려면 고성능 반도체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송배전 설비, 냉각 시스템 등 대규모 기반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처럼 일부 AI 가속기 기업이나 대표 반도체 종목에만 투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면 메모리반도체와 전력반도체, 서버용 프로세서,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까지 폭넓게 수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3분기 반도체 투자 범위를 D램과 낸드플래시, 고대역폭메모리, 중앙처리장치 등으로 확대했다. AI 연산에 직접 활용되는 고성능 반도체뿐만 아니라 데이터 저장과 서버 운영에 필요한 부품까지 투자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고대역폭메모리는 AI 가속기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도록 지원하는 핵심 반도체다. AI 서버 수요가 증가할수록 관련 제품의 탑재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대표적인 AI 인프라 수혜 분야로 꼽힌다.
D램과 낸드플래시 역시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분야다. D램은 데이터를 임시로 처리하는 역할을 하고, 낸드플래시는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사용된다. AI 서비스가 고도화할수록 연산과 저장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중앙처리장치도 투자 범위에 포함됐다. AI 연산의 상당 부분은 그래픽처리장치나 전용 가속기가 담당하지만, 서버의 전반적인 운영과 데이터 처리를 위해서는 중앙처리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력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높였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인 만큼 전력 변환과 제어 효율을 높이는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전력 효율 개선은 데이터센터 운영비와 발열 문제를 줄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제시됐다. 일본 기업들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웨이퍼와 감광액, 특수가스, 정밀장비 등 여러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AI 반도체 생산량이 증가하면 완성된 칩을 설계하거나 판매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에 소재와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의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일본 소부장 기업으로 투자 범위를 넓힌 이유다.
주식 포트폴리오에서는 AI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변동성을 낮추는 데 중점을 뒀다. AI 관련 주식의 주가 상승 폭이 커진 만큼 조정 장세에 대비한 업종 분산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특히 금융과 원자재, 건설 업종의 비중을 확대했다. 이들 업종은 AI 기업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아 보이지만,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간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업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발전설비, 송전망 구축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지원할 수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 기업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 채권 발행 등 금융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원자재 업종은 전력망과 서버,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구리와 알루미늄, 철강 등의 수요 증가와 연결된다. 특히 전력망 확충과 전기설비 구축에는 많은 양의 구리가 사용되는 만큼 AI 투자 확대가 산업용 금속 가격과 관련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건설업도 데이터센터와 발전시설, 송배전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다. AI 투자가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구매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물리적 시설 투자로 이어지면서 건설과 엔지니어링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러한 산업을 포트폴리오에 함께 편입하면 AI 관련 기술주의 변동성이 커질 때 전체 자산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 투자하면서도 위험을 여러 업종으로 나누는 전략이다.
채권 포트폴리오에서는 안정적인 이자수익과 시장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정 국가나 채권 종류에 집중하기보다 글로벌 채권을 활용해 위험을 분산하는 기존 전략을 유지했다.
글로벌 인컴 자산과 글로벌 크레딧, 신흥국 채권의 비중은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글로벌 인컴 자산은 정기적인 이자나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글로벌 크레딧은 여러 국가와 기업의 채권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흥국 채권은 선진국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지만, 환율과 국가 신용위험이 크다는 특성이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비중을 급격히 늘리기보다 기존 수준을 유지하며 수익성과 위험 사이의 균형을 추구했다.
이번 분기에는 미국 달러 머니마켓펀드를 새롭게 편입했다. 달러 MMF는 미국의 단기 국채와 우량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달러 MMF는 현금성 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주식과 장기채권 가격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고, 이후 투자기회가 발생하면 빠르게 다른 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국내 중장기 국공채 비중은 축소했다. 국내 금리가 상승하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는데,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과 국내 물가, 환율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중장기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국내 장기채권의 가격 하락 위험을 줄이기 위해 관련 비중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생명은 3분기 시장 환경을 성장과 변동성이 공존하는 국면으로 평가했다. AI 산업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의 구조적인 성장 가능성은 유효하지만, 투자금이 일부 종목에 집중되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득환 미래에셋생명 AI혁신·변액운용본부장은 AI 인프라의 공급 병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반도체와 전력 분야처럼 장기적인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금융과 원자재, 건설 등으로 투자 대상을 넓혀 시장 변동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산업의 성장에 참여하되, 특정 기술주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생명은 앞으로도 금리와 물가, 경기 흐름 등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에 맞춰 자산 비중을 조정할 계획이다. 단기적인 시장 방향을 예측하기보다는 여러 자산과 산업에 분산해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MVP 보고서가 제시한 전략은 AI 반도체 중심의 단순한 테마 투자와는 차이가 있다. 반도체 내부에서도 메모리와 전력반도체, 일본 소부장으로 투자 영역을 세분화하고, 전력·금융·원자재·건설까지 AI 인프라의 수혜 범위를 확장했다.
채권 부문에서도 국내 자산에 집중하기보다 글로벌 크레딧과 신흥국 채권, 달러 MMF를 활용해 금리와 환율 변화에 대응하도록 구성했다.
결국 3분기 투자전략의 핵심은 AI라는 장기 성장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시장 변동성에 버틸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있다. 성장성이 높은 자산과 안정적인 이자수익 자산을 함께 담는 균형 잡힌 자산배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