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마을금고가 지방자치단체 금고 시장 진입을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자본비율과 흑자 요건을 완화하고, 은행과 공동으로 금고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면서 NH농협은행 중심의 지방금고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연구용역을 통해 지자체 금고 참여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상호금융이 특별회계와 기금을 취급할 수 있도록 적용되는 재무 기준을 낮추는 것이다.
현재 지자체 일반회계는 은행이 맡아야 한다. 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특별회계나 기금을 관리하는 금고로 지정될 수 있다.
현행 기준은 자산총액 2500억원 이상, 자본총액 250억원 이상, 자산 대비 자본비율 10% 이상,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 3년 연속 흑자 등이다.
새마을금고 측이 검토한 개선안에는 자본비율 기준을 10%에서 6%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됐다. 흑자 요건도 3년 연속에서 2년 연속으로 줄이는 방안이 거론됐다.
새마을금고 측은 은행권에 적용되는 단순 자본비율과 비교하면 상호금융에 적용되는 기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3금고 도입·복수금고 확대도 제안
금고 참여 자격뿐 아니라 지자체 금고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방안도 제시됐다.
현재 지자체가 지정할 수 있는 금고는 최대 2개다. 이를 확대해 회계별로 여러 금융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3금고’ 도입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복수금고 운영을 활성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약 130개 지자체가 단수금고를 운영하고 있어 특별회계와 기금만 맡을 수 있는 상호금융이 실제 경쟁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된다는 이유다.
은행과 새마을금고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예를 들어 은행이 제1금고를 맡고 새마을금고가 제2금고를 담당하는 구조다. 지역 영업망이 상대적으로 약한 인터넷전문은행 등과의 협업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고 업무 일부만 위탁받거나, 평가 과정에서 여러 새마을금고의 점포 수를 합산해 지역 네트워크 경쟁력을 인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농협은행 187개 지자체 금고 맡아
새마을금고가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NH농협은행의 높은 시장점유율도 있다.
지난달 말 기준 NH농협은행은 광역자치단체 14곳과 시·군·구 173곳 등 총 187개 지자체의 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청 금고도 15곳을 맡고 있다.
지역 기반 금융기관 가운데 사실상 가장 강력한 지자체 금고 사업자로 자리 잡은 셈이다.
새마을금고는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상호금융기관에도 공공자금을 관리할 기회를 더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실적과 수신 상황을 고려하면 지자체 금고 진출은 새마을금고에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상반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67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적자가 이어졌다.
6월 말 총수신은 24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조1000억원 감소했다.
지자체 금고를 유치하면 대규모 공공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수신 기반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쟁 확대와 안정성 사이가 관건
다만 실제 제도 개편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새마을금고 감독과 지자체 금고 제도를 모두 담당하는 행정안전부가 개선안을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지가 우선 변수다.
상호금융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과 공공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기준을 어떻게 조화시킬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자본비율과 흑자 요건을 낮출 경우 경쟁은 확대될 수 있지만, 지자체 자금을 맡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기준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제3금고 도입이나 컨소시엄 방식 역시 관련 법령 개정과 세부 평가기준 정비가 필요하다.
결국 새마을금고의 지방금고 진출은 단순한 신규 사업 확대를 넘어 지자체 금고 시장의 경쟁구조를 바꿀 수 있는 문제다.
제도 개선이 현실화되면 NH농협은행 중심의 시장에 새마을금고와 다른 상호금융, 인터넷은행 등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방금고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