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이 선단공정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8나노 이하 공정은 사실상 완전 가동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공장을 꽉 채워 돌리는 것만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올해 흑자 전환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2나노 수율과 제조원가가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전 공정의 가동률이 지난해보다 개선됐다고 밝혔다. 특히 8나노 이하 선단공정에서는 고성장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완전 가동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선단공정 생산능력을 대부분 활용할 정도로 주문이 확보됐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의 구체적인 흑자 전환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파운드리는 고객 주문에 맞춰 반도체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공장을 많이 가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판매 가능한 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생산하느냐가 수익성을 크게 좌우한다.
바로 ‘수율’이 중요한 이유다.
풀가동보다 중요한 ‘2나노 수율’
삼성전자가 하반기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공정은 2나노다.
삼성전자는 2나노 1세대 양산 경험을 토대로 하반기 2세대 제품의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공정을 최적화해 수율을 안정시키고 제조 생산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수율은 하나의 웨이퍼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반도체 칩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동일한 장비와 생산능력을 사용하더라도 수율이 낮으면 불량품이 많아지면서 칩 하나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상승한다.
따라서 8나노 이하 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더라도 2나노를 비롯한 첨단공정의 수율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는다면 높은 가동률을 곧바로 이익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파운드리 수익성이 가동률 상승과 수율 개선, 가격 조정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의미 있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 사업 여건도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는 2나노 2세대 모바일 제품 양산을 확대하고 4나노 LPU(언어처리장치), HBM 베이스 다이 등의 공급도 늘릴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 고객사의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올해 파운드리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 구조 역시 선단공정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선단공정 매출 비중이 전체 파운드리 매출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AI·HPC(고성능컴퓨팅) 관련 매출 비중도 지난해 10%대 후반에서 올해 30%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과급 비용도 하반기 실적 변수
수율과 함께 살펴봐야 할 부분이 비용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파운드리 실적이 성과급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보면 성과급을 비롯한 비용이 실제 영업손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는 특별성과급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관련 충당액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2분기에는 상반기 누적 특별성과급을 비용에 반영했다. 규모는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의 약 10.5%였다.
문제는 관련 비용이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관련 재고가 판매되는 과정에 맞춰 비용을 순차적으로 인식할 예정이다. 반도체 제조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성과급 관련 비용이 파운드리 수익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삼성 파운드리의 관전 포인트는 ‘공장을 얼마나 많이 돌리느냐’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8나노 이하 공정의 풀가동은 고객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AI와 HPC, HBM 관련 수요 확대도 매출 성장에는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흑자 전환을 결정하는 것은 2나노 수율을 얼마나 빠르게 안정시키고 제조원가를 낮추느냐다. 여기에 가격 조정과 고부가 제품 확대에 따른 이익 증가가 성과급 등 추가 비용을 얼마나 상쇄하는지도 중요하다.
삼성 파운드리가 선단공정 ‘풀가동’을 실제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하반기 2나노 수율이 그 성패를 가를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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