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국내 지역경제는 반도체 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과 대경권, 제주권 역시 소폭 회복세를 나타낸 반면 동남권과 호남권, 강원권은 대체로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개선됐다. 충청권과 대경권, 제주권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동남권과 호남권, 강원권은 뚜렷한 변화 없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지역별 경기 차이를 만든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는 제조업이었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이 생산 확대를 이끌었다. 제주권에서도 관련 제조업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대경권에서는 휴대전화와 관련 부품, 철강 등을 중심으로 생산이 소폭 증가했다. 반면 동남권과 호남권은 석유화학과 정제 업종의 부진이 경기 회복을 제한했다. 강원권에서는 시멘트와 자동차부품 생산 감소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향후 제조업 전망은 지역별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개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 확대가 예상되며 동남권에서는 자동차와 조선업의 회복 가능성이 거론됐다. 호남권은 철강과 반도체, 강원권은 의료기기와 의약품 산업이 향후 제조업 경기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지역 간 격차가 크지 않았다.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이 영향을 미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서비스업 경기가 개선됐다.
수도권에서는 주식시장 호조에 힘입어 금융·보험업 활동이 늘었고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다른 지역에서도 소비심리 개선과 국내외 관광객 증가가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회복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건설업은 여전히 지역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로 공사비 부담이 높아지고 건설자재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 생산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다만 호남권과 제주권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 집행이 확대되면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건설 생산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반도체 공장 증설과 공공 인프라 사업 착공 등에 대한 기대가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권 등의 경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의 월평균 주택매매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0.4%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의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동남권과 호남권에서는 주택가격 상승 폭이 확대됐으며 강원권은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충청권과 대경권은 가격 하락이 이어졌지만 하락 폭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제주권은 유일하게 하락 폭이 확대됐다.
지역 간 인구 이동에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계속됐지만 유입 규모는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약 1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8000명과 비교하면 순유입 규모가 약 1만명 줄어든 것이다.
하반기에도 지역경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주요 제조업의 견조한 성장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부분 지역의 경제가 상반기보다 소폭 개선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와 자동차·조선 등 국내 주력 제조업의 실적 흐름이 하반기 지역경제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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