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들이 지방에 남은 청년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높은 집값과 주거비 부담으로 계층 이동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6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1971~1990년 출생자와 부모 세대를 장기간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는 한국노동패널조사(KLIPS)와 한국은행 자료가 활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주한 청년은 그렇지 않은 청년보다 평균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기회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소득 증가가 곧 계층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1980년 이후 출생한 세대에서는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 지위를 높이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OECD는 부모의 경제력이 수도권 진입과 정착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부모의 자산과 소득이 부족한 청년은 수도권으로 이동하기 어렵고, 이주에 성공하더라도 지속적인 경제적 지원이 없으면 계층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급등한 주택 가격을 꼽았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지난 10여 년 동안 큰 폭으로 오르면서 청년층의 주거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높은 주거비는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한 청년들이 경기와 인천 등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통근 시간이 길어지고 생활 만족도도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OECD는 이를 ‘성공의 역설’이라고 표현했다. 수도권 집중이 경제 성장에는 도움이 됐지만, 과밀화와 높은 집값, 삶의 질 저하라는 부작용도 함께 낳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수도권 쏠림은 지역 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청년 인구 유출이 이어지면서 지방의 교육과 산업 기반이 약화되고, 수도권 대학과 일자리로의 집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OECD는 이러한 악순환을 줄이기 위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고 거점 도시를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주택 공급과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초광역권 중심의 균형발전 전략과 규제 개선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지역에서도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려면 단순히 인구를 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도 충분한 기회와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정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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