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손해보험 매각 절차가 다시 지연되고 있다. 당초 9월 말 공개입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충분한 원매자 후보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일정이 불투명해진 분위기다. 보험업계에서는 단독 협상을 벌였던 신한금융을 대체할 새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측은 아직 공개입찰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공개매각에 나서더라도 참여 후보가 적으면 경쟁을 통한 가격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정부터 서두르기보다는 원매자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손보 매각은 처음부터 공개경쟁 방식으로 추진된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이 단독 인수 후보로 나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인수가격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
이후 롯데손보 측은 복수 후보를 끌어들이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고 시장에서 적정 기업가치를 다시 확인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다만 매각 지연 배경에는 가격 문제 외에 최대주주 측 투자금 회수 조건도 얽혀 있다는 분석이 있다.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와 공동 투자자인 IMM인베스트먼트는 특수목적법인 빅튜라를 통해 롯데손보 지분 77.04%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JKL이 매각을 통한 회수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반면, IMM은 일정 수준 이상의 회수금액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4650억원 인수금융도 매각 변수
빅튜라는 2024년 10월 기존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하면서 롯데손보 주식 2억3908만2287주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고 총 4650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선순위 대출이 3750억원, 중순위 대출이 900억원이다.
당시 인수금융에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등 신한금융 계열사도 참여했다. 이들의 채권 규모는 약 1250억원으로 대주단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금융 관계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매각 과정에서 다른 후보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로운 원매자가 신한금융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경쟁입찰 구도가 형성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공개매각을 거친 뒤 다시 신한금융과 가격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9000억원 몸값에 추가 자본 부담
새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는 높은 인수가격과 인수 이후의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의 매각가격이 약 9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인수 이후 지급여력비율 등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자금까지 필요할 수 있다.
단순히 지분을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만으로 끝나는 거래가 아니라는 의미다.
보험사는 일반 기업보다 자본 적정성 규제가 엄격해 인수 이후에도 상당한 규모의 자본을 계속 투입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보험업계 전반에서 자본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는 점도 원매자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결국 롯데손보 매각의 핵심은 새로운 후보가 실제로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복수 원매자가 등장하면 공개입찰을 통해 가격을 높일 여지가 생기지만, 후보 확보에 실패하면 다시 신한금융과 협상하는 구도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로서는 롯데손보의 기업가치와 추가 자본 부담, 기존 인수금융 구조가 동시에 얽혀 있어 매각 속도가 빠르게 붙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에서는 공개매각이 실제 경쟁입찰로 이어질지, 아니면 가격 확인 절차를 거친 뒤 기존 후보와 재협상하는 수순으로 갈지가 향후 매각 성사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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