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장기간 취업하지 못하는 청년이 빠르게 늘고 있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학 재학 기간까지 늘어나고, 구직 자체를 잠시 중단하는 청년층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청년층 고용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최종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뒤 취업하지 못한 청년은 124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취업 기간이 1년을 넘어선 청년은 전체의 48.6%를 차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이어졌던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취업 공백이 3년 이상 이어진 청년의 비중도 19.4%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청년층의 취업 지연이 단순한 단기 현상을 넘어 장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기간 이어지는 취업난은 청년들의 구직 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취업 청년 가운데 25.3%는 별도의 취업 준비나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를 찾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구직 의욕 자체가 약해지는 청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 생활도 길어지고 있다.
청년층의 평균 대학 재학 기간은 4년 5.7개월로 조사돼 역대 가장 긴 수준을 기록했다. 대학생 가운데 휴학 경험이 있는 비율도 48.9%까지 높아졌다.
졸업 이후 취업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자격증이나 어학 성적, 인턴 경력 등 이른바 ‘스펙’을 준비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졸업 시점과 노동시장 진입 시기가 함께 늦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취업처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최근 민간기업들이 대규모 신입사원 공개채용보다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선발하는 수시채용과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면서 신입 구직자에게 열려 있는 일자리 문이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5년 동안 상승했던 일반기업 취업 준비생의 비중도 증가세가 꺾였다.
반대로 일반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비율은 22.1%로 다시 높아졌다. 공무원 처우 개선과 민간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공부문을 선택하는 청년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에 성공한 이후에도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첫 직장에 입사한 청년 가운데 회사를 그만둔 경험이 있는 비율은 44.4%에 달했다. 낮은 임금이나 긴 근무시간 등 근로조건에 대한 불만이 주요 퇴사 이유로 꼽혔다.
이는 청년 고용 문제를 단순히 일자리 숫자의 부족만으로 접근해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임금과 근로시간, 고용 안정성 등 첫 직장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후 경력 형성과 소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보다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고용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