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53세에 주된 일자리 떠난다…중·고령층은 73세까지 근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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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고령층이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시점은 평균 50대 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는 노후 생활비 마련 등을 이유로 70대 초반까지 계속 일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퇴직 이후 재취업이 사실상 노후 생계의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퇴직 후 중·고령층의 재취업과 일자리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 경험이 있는 중·고령층이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평균 연령은 52.9세로 조사됐다.

반면 이들이 앞으로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평균 연령은 73.4세였다. 법정 정년인 60세와 비교해 13년 이상 길다.

장래에도 근로를 희망한다는 중·고령층 비율은 69.4%에 달했다. 은퇴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하려는 사람이 10명 중 7명에 가까운 셈이다.

중·고령층이 계속 일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였다.

근로를 희망하는 이유로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라고 답한 비율이 5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일하는 즐거움’이 36.1%,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가 4.0%를 차지했다.

연금이나 보유 자산만으로 노후 생활비를 충분히 충당하기 어려운 현실이 중·고령층의 지속적인 경제활동 참여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과정 역시 정년퇴직보다는 예상치 못한 퇴직이 더 많았다.

정년을 채운 뒤 퇴직한 비율은 9.8%에 그쳤다. 사업 부진이나 휴·폐업 등으로 직장을 떠난 경우가 28.7%로 가장 많았으며, 건강 문제 18.6%, 가족 돌봄 16.0% 등이 뒤를 이었다.

권고사직과 정리해고 등을 포함한 비자발적 사유로 주된 일자리를 떠난 비율은 전체의 75.1%에 달했다.

퇴직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상당수 중·고령층은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보고서 분석 결과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사람 가운데 약 80%가 퇴직 이후 2년 안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재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노동시장 재진입 가능성은 빠르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취업 기간이 1년을 넘어가면 장기간 일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생산성이나 숙련도 저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이른바 ‘낙인효과’가 발생하면서 재취업 확률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이후 일자리의 질은 연령에 따라 차이가 컸다.

60대에서는 취업자와 임금근로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었고 정규직 비중과 사회보험 가입률도 개선됐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연령별 실질임금 증가율을 비교하면 60대가 약 80%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순히 취업자가 늘어난 데 그치지 않고 일부 고용지표도 함께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70대에 접어들면 상황이 달라졌다.

70대 근로자 사이에서는 계약직과 시간제 일자리 비중이 크게 높아졌으며 사회보험 가입률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고령 근로자가 산업재해나 소득 불안정 등 각종 위험을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취약한 고용 형태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공적연금의 종류와 수급액 역시 재취업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 노령연금 가입자와 수급자의 경우 노동시장에 다시 참여하려는 성향이 비교적 높았다.

반면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 수급자는 연금 수령액이 높을수록 재취업 가능성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상대적으로 연금 수령액이 적은 계층일수록 생활비 마련을 위해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중·고령층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구직 기간에 따라 지원 방식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퇴직 후 1년 이내 구직자에게는 상담과 일자리 정보 제공 등 신속한 취업 연결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미취업 기간이 1년을 넘긴 장기 구직자에게는 직업훈련과 고용보조금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평균 퇴직 시점과 희망 근로 연령 사이에 20년가량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중·고령층이 안정적으로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과 함께 노후 소득 보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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