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미한 접촉사고를 당한 뒤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꾸미고 보험금을 타낸 30대 일행 4명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입원 기간 중 술집과 노래방, 볼링장, PC방 등을 자유롭게 다닌 사실이 확인됐고, 법원은 실제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경기 용인시의 한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주차를 위해 후진하던 쏘렌토 차량이 A씨 등 친구 4명이 타고 있던 승용차 앞범퍼에 가볍게 접촉했다.
충격은 크지 않았다. 상대 차량 운전자와 동승한 5세·9세 자녀 2명은 별도의 치료를 받지 않았고, A씨 일행도 사고 당일 예정돼 있던 놀이기구를 타는 등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일행 중 한 명이 보험금을 받자는 취지의 말을 꺼냈고, 이튿날 4명은 인천의 한 한의원에 함께 입원했다.
문제는 실제 입원 생활과 달랐다는 점이다.
이들은 병원에 머무르기보다 새벽 시간에 함께 외출해 술집을 찾았고 호프집, 노래방, 카페, 볼링장, PC방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병원 기록상 입원 환자로 처리되면서 보험사는 이들에게 사고 합의금으로 각각 약 190만원을 지급했다. 병원 치료비도 1인당 200만원 안팎이 지급됐다.
특히 일행 중 B씨는 차량을 실제로 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수선비 명목으로 53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이들이 수령한 전체 보험금은 2000만원을 넘었다.
국과수 “상해 가능성 낮아”
재판 과정에서 A씨 등은 사고로 실제 상해를 입었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치료를 받았을 뿐 보험회사를 속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고 영상을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탑승자들에게 발생한 운동 변화는 건강한 일반인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낮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사고 충격 자체만 놓고 보면 상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입원 이후 이들의 행동에도 주목했다.
통원치료조차 어려운 상태였다면 병원을 벗어나 술집과 노래방, 볼링장, PC방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실제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달라진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들은 초기 조사에서는 병원 밖으로 나간 적이 없거나 집에 옷을 가지러 갔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카드 사용내역과 휴대전화 발신기록 등을 통해 외출 사실이 드러나자 법정에서는 병원이 답답해 잠시 밖에 나갔다는 취지로 설명을 바꿨다.
재판부는 이런 해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필요하지 않은 입원을 한 뒤 외부에서 음주와 여가활동을 하고도 이를 정상적인 입원 생활처럼 주장한 점을 고려하면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등 4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보험금 청구에서 실제 치료 필요성과 입원 형태가 중요하게 판단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순히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장기간 입원하거나, 입원 중 일상적인 외부 활동을 반복하면서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수사 과정에서 카드 내역과 통신기록, 사고 영상 등이 함께 검토될 수 있다.
보험사기는 개인의 부당이득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체 보험료 인상과 보험제도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도 허위 입원과 과잉 청구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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